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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사회 이야기

트라우마를 통한 성장

by logo_jip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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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com

Eranda Jayawickreme은 런던에서 태어났지만, 스리랑카 역사상 가장 잔혹한 시기라고도 할 수 있는 8-90년대에 스리랑카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LTTE(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라고도 불리는 '타밀 일람 해방 호랑이'와의 내전과 인민해방전선의 반란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에는 수없이 많은 폭력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트라우마와 역경 속에서 살아가면서, 저는 어떻게 사람들이 이런 좋지 못한 경험들을 계속하면서 생활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를 했을 때 그는 자연스럽게 인간 복원력의 과학에 끌리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에 매료가 되었습니다. 이 개념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회복시키는 것을 도울 뿐만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 행동 그리고 관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마치 니체가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이야 말로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는 말을 뒤 바쳐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개념은 Sheryl Sandberg와 Adam Grant의 베스트셀러 책인 'Option B'를 포함한 많은 잡지 기사와 책에서 홍보되었듯이 굉장히 직관적인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Eranda Jayawickreme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책이나 잡지 기사에서 알려주는 것보다는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많은 과학 연구들이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가 내린 결론을 보았을 때, 지금까지 보고된 외상 후 성장이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져 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합니다. 단순히 트집을 잡고나 비평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실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Wake Forest 대학의 심리학 교수가 된 Eranda Jayawickreme 교수는 상황에 따라 성장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는 억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여러분에게 일어난 일로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과 이전보다 더 나아져야겠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압박감이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더 악화된 정신 건강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외상 후 성장

이미 19세기에 니체를 통해 '외상 후 성장(PTG)'의 존재가 알려졌을 수도 있지만, 심리학자인 Richard Tedeschi와 Lawrence Calhoun의 연구로 인해 90 연대가 되어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외상 후 성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실험에 참가한 참가자들에게 삶에 대한 느낌, 타인과의 관계, 삶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본인이 가지고 있는 힘 그리고 정신적인 변화, 이 다섯 가지 영역에서 그들이 트라우마를 겪기 전과 후를 비교하여 어떻게 달려졌는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변화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트라우마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했습니다.

 

아들이 사망한 후 실험에 참가한 Rabbi Harold Kushner 씨를 예로 들자면, "저는 Aaron의 삶과 죽음으로 인해 더 예민하면서도 효과적인 목사가 됐으며 그와 동시에 공감을 할 줄 아는 상담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아들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제가 얻은 모든 이익을 기꺼이 포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선택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얻은 영적 성장과 그 깊이를 포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회복과 대처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합니다. Richard Tedeschi와 Lawrence Calhoun이 작성한 논문 중 하나에서는 "외상 후 성장은 사람을 단순히 기준선에 돌려놓은 것이 아니라 매우 심오한 개선의 경험을 선사합니다."라고 합니다. 

 

그들이 진행한 다음의 연구에서는 주변 사람들과의 단절, 암 진단, 사별, 누군가로부터의 성적 학대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이민 등 수많은 상황들로부터 일상을 되찾은 자들로부터 외상 후 성장이 발생하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외상을 겪었던 70%의 사람들이 '외상 후 성장'을 겪을 수 있다는 수치가 나올 만큼 외상 후 성장은 흔하면서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외상 후 성장'이 어떤 이유로 인해 나타나는지를 파악해야만 했습니다. "외상은 여러분이 구축해 놓은 세계를 산산조각 내며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신념들을 파괴합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여러분이 파괴된 여러분의 세계나 신념을 다시 합치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외상 후 성장을 겪고 있는 겁니다."라는 말과 함께 미국 North Carolina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Amy Canevello 교수는 외상 후 성장이 굉장히 건설적인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뒷받침하듯 Amy Canevello 교수는 외상 후 성장의 외상 이후의 생각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누군가가 외상을 겪은 후 그 사건에 대하여 더 많은 생각을 할수록 더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외상을 겪고 초반에는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은 정리될 것이며 통제가 되면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실험에 참가한 어떤 참가자들은 외상 후 성장을 이루기 위해 그들이 겪었던 역경과 고난을 받아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실험에 참가했던 Ann Wild는 선척적으로 척추 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치료를 위한 절차들을 통해 외상을 경험하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미 5번이나 패럴림픽에 참가를 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작업 요법사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성장을 해왔고 언제나 낙관적으로 생각을 하며 모두에게 감사하고 친절하자는 3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제가 종교는 없지만 장애를 이겨내고, 한계를 넘어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 우리의 잠재력을 깨우기 위해서는 약간 트라우마가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Ann Wild는 이야기를 했으며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 성장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올바른 실험 방식

Eranda Jayawickreme 교수는 외상을 겪은 사람들이 성장을 경험한다는 것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이런 확고한 생각으로 하여금 성장이 일어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예시로 PTGI(외상 후 성장 인벤토리)라는 실험을 위해 설문 항목 중, 참가자들이 외상 후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는지에 대해 0(변화를 경험하지 못했다)부터 5(매우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까지 체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참가자들은 본인의 변화를 나쁘게 보고 할 수는 없기에 0을 선택하기 꺼려질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Eranda Jayawickreme 교수는 2015년에 진행했던 2010년과 2011년에 일어났던 뉴질랜드의 캔터베리 지진에 대한 연구를 지적했습니다. 설문 조사에 참가했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으며 이로 인해 지금까지 이뤄졌던 표준 연구보다는 설득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실험을 진행하게 되면 기억이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PTGI 실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참가들이 그들의 과거를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야 하며 트라우마를 겪기 전과 겪은 후의 상태를 비교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이후에 그들이 마주치고 있는 역경을 통해 어떠한 변화를 겪었으며 그 변화의 크기에 대해 평가해야 합니다. 사람의 기억은 100% 신뢰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며 지금까지 이루어졌던 실험들을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격이 개선되며 기억이 왜곡된다고 합니다.

 

Minnesota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Patricia Frazier 교수는 1,500명이 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삶에 대한 생각과 역경을 통해 얻게 되는 긍정적인 변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실험을 진행을 했습니다. 연구는 몇 개월 동안 지속되었으며, 참가자 중 122명은 연구가 시작된 지 두 달이라는 시간 안에 사고 혹은 주변인들의 죽음과 같은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참가자들이 트라우마를 겪기 전과 겪은 후의 심리적 변화를 알 수 있었으며, 연구의 끝으로 PTGI를 진행하며 그들의 인식과 성장을 비교했으며, 참가자들은 실제로 PTGI를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귀 기울이기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은 외상 후 성장을 측정하는 설문지가 의미 있다고 생각을 해왔지만 Eranda Jayawickreme 교수는 동의를 하지 못하며 East London 대학의 심리학 수석 강사인 Hanna Kampman 박사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러한 방법을 제시하는 방법이 중요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압박을 주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 외상 후 성장에 대한 이론을 통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빠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외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다가가기보다는 그들이 스스로 도전하고 있다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치료사들은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외상을 겪은 자들과의 대화에 집중하여 올바른 회복 과정을 안내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모든 사람의 경험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으며 외상을 겪은 사람들에게 회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며 그들이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든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든 모든 모습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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